2026 심훈 중앙대청소년문학상의 시 부문 시제는 ‘칠월의 난간’이었다. 심사위원들은 틀에 박힌 말하기 방식을 벗어나, 폭넓은 상상력과 충실한 기량을 두루 갖춘 이를 찾고자 하였다. 그러나 작품 가운데 일부는 ‘난간’이라는 소재를 살리지 못하였고, 또 일부는 정제되지 못한 문장과 과도한 정념의 표출이 시의 완성도를 떨어트려 아쉬움을 남겼다. 작품 모두 상당한 수준을 갖추고 있었으나, 예심을 거친 이들의 작품인 만큼 그 기대와 기준을 결코 낮출 수는 없었다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차상을 수상한 조영민 씨의 작품은 문학에 대한 애정을 독특한 상상력으로 표현하며, 청소년의 삶이 문학을 만나 어떤 식으로 갱신되며 풍성해질 수 있는지 잘 보여주었다. 함께 차상을 수상한 전민서 씨의 작품은 흥미로운 상상력으로 시제의 의미를 확장하며, 안정적인 구도 속에 적절하게 정서를 배치함으로써 새로운 시적 인식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았다.
장원을 수상한 차서연 씨의 작품은 가자 지구라는 시의성 있는 주제 선정과 더불어 ‘난간’이라는 사물의 시적 의미의 확장을 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인상 깊었다. 시란 고백의 양식이지만, 동시에 그 고백이 타자의 내면 가장 깊은 곳에 건네는 말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 이의 작품이었다. 차서연 씨를 장원으로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은 쉽게 합의할 수 있었다.
언급하지 않은 다른 분들의 작품 또한 모두 이에 뒤지지 않는 높은 성취를 보여주고 있었다. 문학을 이토록 진지하고 성실하게 마주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이번 심사의 가장 큰 기쁨이자 보람이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의 말과 더불어 깊은 감사의 말 또한 전한다. 앞으로도 문학과 함께 보다 멀리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
혐오와 조롱을 당하는 인물의 고통과 상처, 혐오와 조롱을 통해 쾌감을 얻는 인물의 문제를 다룬 이야기를 완성하라는 이번 백일장의 글제는 꽤 어려웠을 수 있다. 인정하고 싶지 않으나 우리 속에 이미 깊숙이 다가와 있어서, 인물을 창작해 그들의 장면으로 구사한다는 일 자체가 잔혹한 작업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내 모습을 반영했고 나와 가까운 친구의 모습을 반영했을 것이다. 그래서 읽는 동안 마음 저릿한 순간이 많았다. 카메라를 들고 2026년 대한민국 모습을 담는다면 오늘 원고 속 인물들이 자주 찍혔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혐오와 조롱을 이렇게 쉽게 맞닥뜨리게 되었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글제를 통해 우리가 어떤 질문을 꺼내는가, 하는 문제였을 것이다. 무거운 글제를 고심하느라 이야기의 개연성을 놓친 경우가 종종 보여 아쉽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 우리 시대를 애달프게 하는 이 글제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꺼내 단정한 글로 만들어준 학생들이 많아 즐거운 심사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탄탄한 구성과 생생하게 살아있는 두 인물을 만들어 우리 시대 아픈 한 장면을 포착한 박현지 학생의 [가난한 사람]을 장원으로 선정했다.